통영 사량도 당일치기 종주 산행 후기: 지리망산에서 옥녀봉까지 노장의 극기 훈련
완연한 봄기운이 가득했던 3월 14일, 저희 등산팀은 경남 통영의 보석 같은 섬, 사량도(상도)로 당일치기 종주 산행을 다녀왔습니다. 당초 계획했던 1박 2일 일정이 개인 사정으로 늦어지며 갑작스럽게 당일 강행군으로 변경되었습니다. 무릎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을까 걱정도 되었지만, 무릎 보호대를 단단히 조여 매고 오랜 시간 다져온 노장들의 저력을 시험해 보기로 했습니다.
새벽 4시, 고요한 충남 공주를 출발해 사량도로 향했던 그 뜨거웠던 여정의 기록을 공유합니다.
1. 새벽 4시 공주 출발, 정성 가득한 아침 식사
모두가 깊이 잠든 새벽 4시, 저희 일행은 공주를 떠나 남쪽을 향해 힘차게 차를 몰았습니다. 어둠을 뚫고 달리는 차 안에서의 아침 식사는 그 어느 진수성찬보다 풍성하고 감동적이었습니다. 일행 중 가장 큰 형님의 부인께서 저희 노장 팀원들을 위해 새벽부터 정성껏 준비해 주신 먹거리 덕분이었습니다.
신선하게 깎아오신 과일과 든든한 간식도 훌륭했지만, 무엇보다 감동이었던 것은 보온병 가득 담아주신 인삼 달인 차였습니다. 평소에도 저희를 집에 자주 초대해 오리백숙을 대접해 주실 만큼 손맛과 정이 깊으신 분인데, 그 따뜻한 마음이 고속도로 위 차 안에서도 고스란히 느껴졌습니다.
새벽 4시 공주를 출발해 차 안에서 마신 따뜻한 인삼차 한 잔은 쌉싸름한 온기로 온몸을 감싸주었고, 긴 산행을 버틸 든든한 에너지원이 되어주었습니다.
2. 고성 용암포에서 사량도 내지항으로: 3분의 기적
숨 가쁘게 고속도로를 달려 도착한 곳은 경남 고성 용암포 선착장이었습니다. 정말 운이 좋게도 사량도 내지항으로 향하는 여객선 출발 딱 3분 전에 도착하여 극적으로 승선할 수 있었습니다.
배를 타고 약 20분 동안 남해의 시원하고 푸른 바닷바람을 가르며 도착한 사량도 내지항은, 벌써부터 전국에서 모여든 등산객들로 설레는 산행의 시작을 알리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배에서 내리자마자 눈앞에 펼쳐진 것은 숨이 턱 막힐 정도의 가파른 급경사였습니다. "오늘 정말 제대로 된 극기 훈련이 되겠구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들었지만, 우리 노장들의 눈빛은 오히려 도전정신으로 더욱 반짝였습니다.
3. 지리망산에서 옥녀봉 코스: 바다 위에 핀 부표 꽃
사량도 윗섬(상도)의 핵심 산행 코스는 지리산(지리망산) - 불모산 - 가마봉 - 출렁다리 - 옥녀봉으로 이어지는, 섬 산행 중에서도 꽤 험난하지만 절경을 자랑하는 길입니다.
땀방울을 흘리며 마침내 험준한 능선에 올라서자마자 감탄사가 사방에서 터져 나왔습니다. 발아래로 끝없이 펼쳐진 한려수도의 수많은 섬이 마치 푸른 비단 위에 박힌 보석처럼 빛나고 있었고, 투명한 바다 위에 정렬된 전복과 홍합 양식장의 스티로폼 부표들이 이색적인 장관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특히 바다 위에 떠 있는 분홍색과 흰색의 부표들이 질서정연하게 나열된 모습은, 마치 봄날 육지의 연산홍과 철쭉이 만개한 꽃밭을 연상케 했습니다. '바다 위에 핀 꽃'이라니, 이는 오직 사량도 종주 산행에서만 만날 수 있는 최고의 진풍경이었습니다.
섬 산행임에도 기분 좋은 활기가 넘쳐, 저희는 중간중간 멈춰 설 때마다 다른 등산팀들과 준비해온 과일과 따뜻한 차를 나누어 먹었습니다. 처음 보는 사이지만 산을 사랑하는 동료애 하나로 서로 사진을 찍어주고 쾌활한 농담을 나누다 보니, 힘든 경사길도 웃으며 거뜬히 넘길 수 있었습니다. 맑은 바닷바람이 폐부 깊숙이 들어올 때마다 일주일간 쌓인 피로가 한순간에 씻겨 나가는 듯했습니다.
4. 사량도의 명물 출렁다리와 옥녀봉의 깊은 감회
가마봉의 험준한 바윗길을 지날 때는 70대 나이를 고려해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을 줄이고자 등산 스틱의 길이를 늘리고 보폭을 작게 가져가는 안전 수칙을 철저히 지켰습니다. 마침내 마주한 출렁다리의 아찔함 속에서도 22,000보를 걸어온 노장 팀원들의 발걸음은 단단했습니다.
70 평생을 살아오며 수많은 산을 올랐지만, 옥녀봉 정상 표지석 앞에서 들은 전설은 가슴을 짠하게 만들었습니다. 의붓아버지로부터 정조를 지키기 위해 험준한 벼랑 아래로 투신했다는 옥녀의 슬픈 영혼을 달래기 위해서인지, 옥녀봉의 슬픈 전설을 가슴에 품고 바라본 남해 바다는 유난히 푸르고 처연하도록 아름다웠습니다.
5. 산행을 마치며: 노장의 저력으로 완주한 당일치기 종주
옥녀봉을 거쳐 무사히 하산한 뒤, 다시 배를 타고 용암포로 돌아와 공주 자택에 도착하니 어느덧 늦은 밤이 되었습니다. 비록 일정을 축소하여 당일치기로 다녀온 강행군이었지만, 2만 보가 넘는 코스를 완주하며 얻은 성취감은 그 어떤 여행보다 값지고 컸습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 그리고 평소 꾸준한 걷기와 운동으로 관리해온 건강 덕분에 이 험한 섬 종주 코스를 당일로 완주할 수 있었다는 깊은 자부심이 생겼습니다. 비록 다리는 묵직하고 온몸은 노곤하지만, 사량도의 그 푸른 바다와 보석 같은 섬들, 그리고 바다 위에 피어났던 '부표 꽃'의 잔상은 오래도록 가슴속에 따뜻하게 남을 것 같습니다.
"산은 언제나 그 자리에서 우리를 반겨줍니다."
시니어 이웃 여러분, 건강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꾸준한 관리와 안전한 산행으로 늘 활기찬 날들 보내시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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